AI 데이터센터 광통신을 이해할 때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800G와 1.6T는 데이터 전송 속도를 가리키고, CPO(Co-Packaged Optics)는 광학 부품을 어디에 배치하느냐를 바꾸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800G → 1.6T → CPO를 하나의 세대 순서처럼 이해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1.6T도 기존처럼 장비 앞쪽에 꽂는 플러거블 광트랜시버로 구현할 수 있고, CPO 역시 특정 속도 하나에만 묶인 기술이 아닙니다.
2026년 8월 13일 삼일PwC가 공개한 광통신 보고서가 주목한 것도 이 지점입니다. GPU와 AI 가속기의 수가 늘면서 이제는 연산 칩 자체뿐 아니라 수많은 가속기 사이에서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동시키느냐가 전체 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문제로 커지고 있습니다.
왜 GPU가 빨라질수록 ‘연결’이 문제가 될까
대규모 AI 시스템은 GPU 한 개가 독립적으로 모든 계산을 처리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수천 개 이상의 GPU와 AI 가속기가 데이터를 나누고 중간 결과를 계속 주고받으면서 하나의 거대한 병렬 컴퓨터처럼 움직입니다.
GPU가 계산을 끝냈더라도 다음 GPU가 필요한 데이터를 제때 받지 못하면 연산 장치는 기다려야 합니다. GPU 자체의 연산 성능을 높이는 것만으로 전체 AI 시스템이 같은 비율로 빨라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ETRI의 2026년 CPO 기술 동향 분석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에서 GPU·AI ASIC을 수평 연결하는 스케일아웃 구조가 확대되며 노드 사이 트래픽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해당 분석이 인용한 연구에서는 데이터센터 트래픽의 상당 부분이 외부 인터넷이 아니라 데이터센터 내부의 노드 간 통신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봅니다.
문제는 연결 속도를 계속 높일수록 기존 전기 신호 방식의 부담도 커진다는 점입니다. PCB를 따라 이동하는 전기 신호는 속도가 올라갈수록 손실 보상이 까다로워지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DSP와 관련 회로의 전력·발열 부담도 함께 증가합니다.
그래서 광통신이 통신사 백본이나 데이터센터 간 연결을 넘어 랙과 랙, 스위치와 스위치, 결국 반도체 패키지 가까이까지 내려오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삼일PwC도 AI 데이터센터에서 광통신 적용 영역이 랙 간 연결에서 스위치 패키지 내부 방향으로 확대되는 흐름을 짚었습니다.
800G·1.6T·CPO 차이를 먼저 구분하면 쉽다
| 구분 | 무엇을 뜻하나 | 2026년 현재 의미 |
|---|---|---|
| 800G | 하나의 이더넷 연결에서 최대 800Gb/s급 데이터를 전송하는 속도 등급 | AI·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실제 배치가 진행되는 고속 연결 |
| 1.6T | 1.6Tb/s급 전송 속도 | 800G 다음 단계로 제품·표준·상호운용 생태계가 확대되는 단계 |
| 플러거블 광트랜시버 | 장비 전면 포트에 꽂아 전기 신호를 광신호로 바꾸는 모듈 | 유지보수와 교체가 쉽고 현재 광네트워크의 주류 구조 |
| CPO | 스위치 ASIC과 광학 엔진을 같은 패키지 또는 매우 가까운 위치에 배치하는 구조 | 전기 신호 이동 거리를 줄여 고대역폭·전력 효율 문제를 개선하려는 차세대 방식 |
| 실리콘 포토닉스 | 실리콘 기반 공정에 광도파로·변조기 등 광학 기능을 집적하는 기술 | CPO를 구현하는 주요 기술 기반 중 하나 |
Ethernet Alliance의 2026 로드맵도 100G~800G 연결을 현재 AI 인프라의 핵심 속도 영역으로 두면서 1.6Tb/s Ethernet을 새롭게 부상하는 단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즉, 800G와 1.6T는 도로의 차선 수 또는 처리 용량에 가까운 개념이고, 플러거블과 CPO는 그 도로에 데이터를 올려 보내는 장비의 배치 방식에 가깝습니다.
800G에서 1.6T로 간다고 자동으로 CPO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 부분은 관련 기사를 읽을 때 특히 혼동하기 쉽습니다.
1.6T 광통신은 이미 플러거블 방식으로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Lumentum은 OFC 2026에서 1.6T DR4 OSFP 플러거블 트랜시버를 시연했습니다. 이 제품은 호스트 측에서 8개의 200Gb/s급 전기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고 광 측에서 총 1.6Tb/s급 연결을 구현하는 구조입니다.
이 사례 하나만 봐도 1.6T = CPO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CPO의 핵심은 속도 숫자가 아니라 광학 엔진의 위치입니다.
기존 플러거블 구조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스위치 ASIC → PCB 전기 배선 → 장비 전면 광트랜시버 → 광섬유
CPO에서는 이를 다음처럼 바꾸려 합니다.
스위치 ASIC ↔ 가까이 집적된 광학 엔진 → 광섬유
ASIC에서 광학 엔진까지 전기 신호가 지나가는 거리를 짧게 만들어 고속 신호에서 커지는 손실과 전력 부담을 줄이는 것입니다.
CPO가 주목받는 핵심 이유는 ‘전기 구간’을 줄이는 데 있다
ETRI는 현재 데이터센터 광모듈 시장에서는 플러거블 광트랜시버가 주류이지만, 전송 대역폭이 커지면서 PCB 전기 배선에서 발생하는 RF 손실과 이를 보상하는 DSP의 전력 소모가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CPO는 스위치 ASIC과 광모듈을 같은 기판에 가깝게 집적해 이 전기 경로를 줄입니다. ETRI 분석에서는 특정 CPO 구성에서 플러거블 대비 광모듈 전력 소비를 크게 줄일 잠재력이 제시됐습니다. 다만 이런 수치는 설계 방식과 측정 범위에 따라 달라지므로 모든 데이터센터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고정값으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NVIDIA가 추진하는 Spectrum-X Ethernet Photonics도 같은 방향입니다. NVIDIA 공식 제품 설명에 따르면 이 스위치는 CPO를 스위치 ASIC에 직접 통합하며 최대 409.6Tb/s급 스위칭 대역폭을 목표로 합니다. 현재 공식 페이지는 Spectrum-X Ethernet Photonics의 공급 시점을 2026년 하반기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NVIDIA도 CPO를 GPU 자체가 아니라 우선 대규모 GPU 클러스터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스위치 영역에 적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곧 모든 GPU 사이의 구리선이 광통신으로 교체된다’고 확대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2026년 실제 산업 움직임을 시간순으로 보면
| 시점 | 확인된 움직임 | 의미 |
| 2026년 2월 | ETRI, AI 데이터센터용 CPO 광통신 부품 기술 동향 발표 | 플러거블과 CPO의 구조·부품·패키징 기술을 체계적으로 분석 |
| 2026년 3월 | Corning, OFC 2026에서 AI 데이터센터용 CPO 연결 시스템과 고밀도 광섬유 솔루션 공개 | CPO가 반도체뿐 아니라 광섬유·커넥터·패키징 생태계로 확대 |
| 2026년 3월 | Lumentum, 1.6T DR4 OSFP 플러거블과 CPO용 고출력 레이저 시연 | 1.6T 플러거블과 CPO가 동시에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줌 |
| 2026년 하반기 목표 | NVIDIA Spectrum-X Ethernet Photonics 공급 계획 | 대형 AI 네트워크용 CPO가 실제 시스템 제품 단계로 이동 |
| 2026년 8월 13일 | 삼일PwC, AI 인프라의 새로운 병목으로 ‘연결’을 분석한 보고서 공개 | 국내에서도 광통신이 AI 인프라 핵심 이슈로 본격 부각 |
Corning은 2026년 3월 AI 데이터센터용 멀티코어 광섬유, 고밀도 케이블, 커넥터와 함께 CPO용 광연결 시스템을 공개했습니다. CPO가 스위치 ASIC 하나만의 기술이 아니라 레이저·광학 엔진·광섬유·커넥터·패키징을 함께 바꿔야 하는 기술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그렇다면 구리는 곧 사라질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구리는 짧은 거리에서 비용이 낮고 구조가 단순하며 유지보수가 쉽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굳이 광전 변환이 필요하지 않은 짧은 연결에서는 여전히 매우 효율적인 선택입니다.
광통신 역시 공짜 해결책이 아닙니다. 광학 엔진과 레이저를 고온의 스위치 ASIC 가까이에 배치해야 하고, 광섬유 정렬과 패키징 정밀도, 생산 수율, 커넥터 관리, 장애가 발생했을 때의 교체 방식까지 해결해야 합니다.
ETRI 역시 CPO와 2.5D·3D 패키징에서 열 방출, 전기·광학 정렬, 집적 난도와 신뢰성 확보 등을 남은 기술 과제로 지적합니다.
따라서 향후 데이터센터가 한 번에 ‘구리에서 광으로’ 바뀐다기보다 거리와 대역폭에 따라 구리와 여러 형태의 광연결이 공존하면서 광통신의 적용 범위가 점차 짧은 거리 쪽으로 이동하는 흐름으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관련 뉴스를 볼 때 이 5가지만 확인하면 된다
- 800G·1.6T가 속도를 뜻하는지, 제품 구조를 뜻하는지 구분했는가
- 1.6T 제품이 플러거블인지 CPO인지 확인했는가
- CPO가 스위치용인지, GPU·가속기 칩 간 연결용인지 구분했는가
- 전력 절감 수치가 광모듈 단위인지 전체 네트워크 단위인지 확인했는가
- 시제품·전시 단계인지 실제 공급·양산 단계인지 확인했는가
특히 ‘1.6T’, ‘실리콘 포토닉스’, ‘CPO’라는 단어가 한 기사에 함께 등장한다고 해서 세 기술이 같은 것은 아닙니다.
핵심 요약
800G와 1.6T는 전송 속도이고, CPO는 광학 엔진을 배치하는 방식입니다.
AI 데이터센터가 커질수록 GPU와 GPU를 연결하는 네트워크에서 이동해야 하는 데이터가 늘어납니다. 고속 전기 연결의 손실과 전력 부담을 줄이기 위해 광통신의 적용 범위가 데이터센터 내부와 스위치 ASIC 가까이까지 확대되는 것이 현재의 큰 흐름입니다.
다만 2026년 현재 800G·1.6T 플러거블 광모듈과 CPO는 서로 대체 관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발전하는 기술 경로입니다. CPO 역시 모든 구리 연결을 당장 없애는 완성된 해답이라기보다 대규모 AI 네트워크에서 전력과 대역폭 문제를 풀기 위해 상용화가 진행되는 선택지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FAQ
800G와 1.6T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둘 다 데이터 전송 속도를 나타냅니다. 1.6T는 1.6Tb/s로 800G보다 두 배 높은 총 전송률을 목표로 합니다. Ethernet Alliance의 2026 로드맵은 800G를 현재 고속 AI 연결 영역에, 1.6T를 부상하는 다음 단계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1.6T 광트랜시버는 모두 CPO인가요?
아닙니다. Lumentum이 OFC 2026에서 공개한 1.6T DR4 OSFP처럼 기존 장비 전면에 꽂는 플러거블 방식으로도 1.6T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CPO와 실리콘 포토닉스는 같은 기술인가요?
같지 않습니다. CPO는 광학 엔진을 스위치 ASIC 가까이에 함께 패키징하는 시스템·패키징 구조이고, 실리콘 포토닉스는 광학 기능을 실리콘 기반으로 집적하는 구현 기술입니다. 실리콘 포토닉스는 CPO 구현에 자주 사용되는 핵심 기술 중 하나입니다.
AI 데이터센터는 왜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광통신이 더 중요한가요?
많은 GPU가 병렬로 동작하면서 서버와 노드 사이의 내부 데이터 교환량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연산 성능만 높아지고 네트워크가 따라가지 못하면 GPU가 데이터를 기다리는 시간이 늘 수 있어 연결 성능과 전력 효율이 전체 시스템 성능에 더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CPO는 이미 상용화됐나요?
일부 CPO 스위치와 관련 부품은 제품 단계로 진입했지만 전체 데이터센터 네트워크가 CPO로 전환된 상태는 아닙니다. NVIDIA의 현재 공식 페이지는 Spectrum-X Ethernet Photonics를 2026년 하반기 공급 대상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제품별 시제품·양산·실제 배치 상태를 구분해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및 참고자료
- 삼일PwC경영연구원 — AI 시대 광통신과 국내 기업의 기회, 2026년 8월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 AI 데이터센터를 위한 CPO용 광통신부품기술 동향, 2026
- NVIDIA — Silicon Photonics Networking for Agentic AI, 확인일 2026-08-13
- Ethernet Alliance — 2026 Ethernet Roadmap
- Lumentum — OFC 2026 AI Infrastructure Optical Technology Demonstrations, 2026-03-17
- Corning — AI Innovations in Fiber, Cable and Connectivity at OFC 2026, 2026-03-16




